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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포터 교수 '내 필생의 화두는 `경쟁력`'
◆Speakers in forum / 마이클 포터 하버드대 교수◆
1969년 미국 뉴저지주에 위치한 프린스턴대학.
졸업을 앞둔 한 젊은이가 학업과 운동 사이에서 심각한 고민에 빠져 있다.
전공인 우주공학과 기계공학에서는 우등상을 받아 우수 졸업생에게만 자격을 주는 `파이ㆍ베타ㆍ카파(PhiㆍBetaㆍKappa)` 클럽과 `타우ㆍ베타ㆍ파이(TauㆍBetaㆍPi)` 클럽에 가입했다.
운동에서도 `NCAA(미국대학 체육협회)` 골프 랭킹 `톱5`에 들 정도로 뛰어난 실력을 뽐냈다. 갈등에 갈등을 거듭한 이 학생은 결국 대학원 진학을 결심했다.
71년 하버드 경영대학원에서 MBA(경영학석사) 학위를, 73년에는 같은 학교에서 경영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하버드 경영대학원 교수로 임용된 이 학생은 경쟁 개념을 산업분석에 도입하며 경영학에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그 후 30년 넘게 경영학의 아버지로 전 세계에 이름을 떨치고 있는 이 젊은이가 바로 마이클 포터(Michael E Porter)다.
포터 교수는 1947년 미국 미시간주 앤아버(Ann Arbor)시에서 태어났다.
직업군인이었던 아버지를 따라 포터 교수 가족은 어렸을 때부터 전 세계를 돌아다녔다. 그는 특히 운동에 뛰어난 재능을 보였다.
고등학교 때는 미식축구와 야구에서 주를 대표하는 올스타에 선발됐을 정도다.
68년에는 NCAA 대표팀 멤버로 활약하며 한때 프로골프 무대로 진출할 것을 심각하게 검토하기도 했다.
하지만 학업으로 진로를 결정한 뒤 하버드대에서 석사ㆍ박사 학위를 취득했고 그 후 세계 최고 비즈니스스쿨인 하버드 경영대학원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하지만 포터 교수의 출발이 순탄했던 것만은 아니었다.
26세 젊은 나이에 하버드대 강단에 섰지만 정년을 보장받기 어려웠다.
이는 그가 새로운 모델을 정립하는 데 심혈을 기울였기 때문이다.
기존 경영학자들이 기업 사례연구를 통한 논문 작성에 관심을 쏟았다면 포터 교수는 일찍부터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하는 데 에너지를 바쳤다.
이렇게 탄생한 것이 바로 `경쟁전략(Competitive Strategy)`이다.
그는 80년에 출간한 이 책에서 기업의 본원적(generic) 경쟁전략으로 차별화, 집중화, 원가 우위를 제시했다.
이와 함께 업계 구조를 결정짓는 다섯 가지 `경쟁요인(five-force)`으로 신규진입 위협, 대체상품 위협, 구매자 교섭력, 공급자 교섭력, 경쟁기업간 경쟁관계를 지적했다.
지금은 경영학도라면 누구나 당연한 것으로 여기지만 책이 쓰여진 당시만 해도 학계에 선풍적인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86년 하버드대 초빙교수 시절 포터 교수와 공동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했던 조동성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는 '포터 교수는 개별 기업이 아닌 산업 연구에 처음 발을 들여놓은 인물'이라며 '그를 통해 사람들이 처음으로 산업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인식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포터 교수 개인적으로도 경쟁전략을 통해 35세 나이에 하버드대 최연소 정년 보장 교수로 임명되는 영광을 안았다.
85년에는 경영전략 분야 바이블로 불리는 `경쟁우위론(Competitive Advantage)`을, 90년과 98년에는 각각 `국가의 경쟁우위론(Competitive Advantage of Nations)` `경쟁론(On Competition)`을 발간하는 등 지금까지 경영서 17권을 내놓았다.
경영학에 대한 포터 교수 열정은 상아탑에만 머물지 않았다.
그는 전략컨설팅 회사인 모니터 컴퍼니를 설립하고 기업 컨설팅에 자기 이론을 적극 적용했다.
이 밖에도 미국 정부를 비롯한 각국 정부기관과 기업체는 물론 심지어 메이저리그 야구구단인 보스턴 레드삭스에까지 경영전략을 전파했다.
경영학에 새로운 지평을 연 포터 교수 업적을 인정한 하버드대는 2000년대 초 그를 `대학 석좌교수(University Professor)`에 임명하고 개인 연구소도 세워줬다.
비즈니스 스쿨만이 아닌 대학 전체를 대표하는 직책인 대학 석좌교수는 하버드대 전체 석좌교수 480명 중 8명에 불과해 큰 명예로 인식된다.
조동성 교수는 '경영학 논문 피인용지수 조사에서 매번 1위에 오르는 포터 교수야말로 이 시대 경영학 분야 최고봉'이라고 말했다.
[방정환 기자]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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